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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정석 - 정흥수(흥버튼)

미노츄레이 2024. 2. 4. 22:48

 

대화의 정석 - 정흥수

(2024.01.30)

“현명하게 말하는 기술: 경청”

 

[Intro]

 책을 통해서 어떤 지식이나 삶의 지혜를 얻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자기계발서를 많이 찾게 되었고, 실제로 내가 읽은 책들은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화의 방법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하루에도 상당 시간을 대화를 하며 지내지만 항상 의문이었던 것이 있다. 첫 번째는 ‘대화가 왜 이렇게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을까?’ 이고, 두 번째는 ‘왜 나는 이때 현명하게 말을 하지 못했을까?’ 이다. 대화를 잘 했을 때 돌아오는 이점에 대해 나는 무의식적으로 알고있었다. 비단 살아가면서 일상적인 대화 뿐만 아니라 면접, 비즈니스와 같이 경제적인 성격을 띈 부분에서도 잘하면 대박, 못하면 쪽박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인을 이상한 곳에서 찾곤 한다. 명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이 책을 통해서 여지껏 내가 해왔던 대화 방법에는 어떤 오류가 있었는 지 확실하게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질문; 나의 관점 내려두기]

 과거에 이성에게 공통된 관심사를 찾으면 호감을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공통된 관심사를 찾기 위한 대화 방법은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말하자면, 공통점을 찾는 행위는 상대방을 나에게 맞추려는 행위이다. 온전히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기보다는 어떤 부분이 나랑 일치하는 지에만 집중하게 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즉, 공통사를 찾기 시작하면 경청하지 못하고 이야기 주도권을 나에게 돌리는, 어찌보면 이기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물어보는 질문 저변에 내가 좋아하는 것과 일치하는 지 확인하고 싶은 건 아닌지 점검해보자. 사람들은 보통 자기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할 기회를 잘 줘야한다. 또한 잘 들어줘야 한다. 오히려 잘 들어줬을 때 ‘저 사람은 말을 잘 하는 사람’ 이라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공통사를 찾기보다는 온전히 상대방의 대화에 경청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을 말했다. 나는 공통사를 찾는 것에 어떤 오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었다. 책의 초반부 부터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했다.

 질문 속에는 관점이 존재한다. 짧은 시간동안 서로를 잘 알고싶다면 상대방의 관점에서 ‘왜?’ 를 생각하면 된다. 이 방법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한 때 공황장애, 우울증을 겪었을 때 다녔던 심리상담소의 상담사 화법을 통해 정말 쉽게 알 수 있었다. 심리상담의 원리는 간단했다. 역시나 [경청] 은 기저에 깔려있었고, “왜 그랬을까?” 라는 질문이 다였다. 포근한 인상과 차분한 말투, 객관적 해석, 등등 이러한 부분은 부가적인 스킬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나, 둘씩 말하는 도중에 “왜 그랬을까?”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그 원인에 대해 내 스스로 깊은 곳까지 점점 찾아갔고, 만난지 2시간도 안된 상담사 앞에서 초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고있더라. 이렇듯 상대방의 관점에서 “왜?”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주 짧은 시간동안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더이상 할 말이 없을 때가 많다. 주로 상대방이 어떤 소재에 대해 말했을 때가 그렇다. 대화의 중심을 그 소재로 끌어나가면 그 사람이 하고자 했던 말을 듣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소재에 집중하려는 나의 무의식은 곧 무관심을 의미한다. 어떤 소재를 왜 말했는지 이유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스킬은,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고 진심으로 관심을 가졌을 때 질문은 샘솟기 마련이고, 이런 질문들을 통한 대화는 대화를 계속 이어지게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있다.

 질문을 통해 관계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여기서 나는 “너 T야?” 말을 다시 한 번 해석해봤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T냐, F냐 심리성향을 가르곤 한다. T는 이성적, F는 감성적인 사람으로 정의할 수는 있지만, 대화에서는 T던, F던 모두 대화법에 오류가 있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각자 성향이 드러나기 마련이지만, F, T가 모두 섞여있는 형태로 대화가 이루어져야 이상적인 것이라 생각한다. 상대방이 무얼 원하는 지 “Why”에 대해서 질문하다보면 이성적, 감성적인 대화가 섞이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혹시나 “너 T야?”, “너 F야?” 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지금까지 내 대화법이 오류가 있지는 않았나 한 번쯤 생각해봐야겠다.

 

[경청; 타인의 경험 존중하기]

 경청은 왜 어려울까? 내가 살아온 세상이 있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래서 경청은 공감이라고 한다. 조언이나 내 견해, 의사를 전달하는 것을 참아야 한다. 상대방과 온전히 함께 있어주는 것. 그게 곧 경청이다. 그런데 경청은 어렵다. 내가 빠져있는 대화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기심을 가져보려 하는 노력으로 경청을 훈련해야한다.

 대화중에 상대방의 상황에 오류를 발견했을 때 부정적 조언을 하기도 한다. 이 부정적 조언은 과연 필요한 말이었을까? 말의 무게에 대해 간과한 행위이다. 이건 얼마전에 있었던 일을 통해서 인지하고있던 내용이었다. 임산부 친구가 있었다. 제왕절개를 하느냐, 자연분만을 하느냐 말이 오가는 도중에 한 사람이 임산부 친구에게 말했다. “윽, 그거 진짜 아플텐데... 그걸 어떻게 해요? 저는 못해요.”. 이 말은 누구를 위한 말이었을까? 경청을 했다면 고민중인 친구의 걱정스런 마음을 들어줬을 것이다.

 말끊기는 내가 정말 싫어하는 타입의 대화법이다. 그게 토론이 됐건, 선후배 관계가 됐건. 토론에서 이기기 위해서 말을 끊어야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상대방의 말은 끝까지 들어야한다. 경청을 한다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재밌는 것은, 침묵의 힘을 안다면 굳이 말끊기를 할 이유가 없다. 침묵은 그 사람이 신중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고, 말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과묵하게 잘 들어준다는 인식 덕분에 사람들이 먼저 찾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무작정 참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지만, 우리에게 침묵은 필요하다.

 

[말과 성품]

 “아니”, “아니, 근데” 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할 때가 많다. 오죽하면 술자리에서 “아니, 근데”를 말하면 벌주를 주기도 한다. 우리는 왜 부정적인 말로 대화를 시작할까? 긍정적인 언어에는 언제나 힘이 있다고 한다. “아니” 라는 말을 빼고 대화를 해보자. 적어도 나쁜 상황은 모면할 수 있을듯? 이것 외에도 부정적 언어가 섞여있다면 그것들을 빼고 대화해보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 하지 않아요?”는 “~하는 게 어때요?”로, “이거 하기 전에는 안돼” 같은 말은 “이거 다 하고 하자”. 생각보다 간단하다. 싫어하는 것 보다는 좋아하는 것을 위주로 말하고, 평가하지 말고 칭찬을 하고, 힘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등 긍정적인 언어로 나의 성품을 높일 수 있다.

 잘못을 했을 때는 확실하게 사과하자. 간혹 가볍게 웃으면서 “미안해요” 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냐, 완화시키냐는 말 한마디에 달리기도 한다. 물론 한 마디로 있었던 일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잘못을 했다면 사과가 받아들여질 때 까지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마음으로 진심을 다해 사과하자. 용서는 물론 상대방이 오히려 미안해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수 있어]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 그런데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럴 때 사용하는 마법의 한 마디가 “그럴 수 있어.” 이다. 나는 평소에 내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만큼 상대방도 나를 비슷하게 대할 것이라 여긴다. 때문에 “그럴 수 있지” 라는 말을 많이 하곤 했다. 이게 모든 사람이 다르는 것을 인정하는 행위인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그랬던 것 같다. 마법의 한 마디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 한 마디로 시작하면, 실제로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도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인정하는 사고를 가지게끔 된다. 이렇게 함으로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고, 부메랑처럼 상대방도 나를 인정하기도 한다. 

 

[일기; 나와의 대화]

 일기 쓰기에 대해서는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이야기 했다. 바쁘게 하루를 마치고 20-30분 시간을 내어 매일같이 일기를 쓰는 일은 하나의 노동이라고 여겨질만도 하다. 이 책에서는 일기의 부담감을 덜어주면서도 일기를 쓰는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며 일기를 더 쓰고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일기는 매일 쓰지 않아도 된다. 몰아서 써도 되고, 한 주를 전체적으로 쓰는 형식으로 써도 되고, 한 달에 한 번, 또는 1년치를 정리해서 써도 된다. 부담감을 덜고 기록을 한다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다. 일기를 써야하는 이유는 일기는 나와의 대화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그 날의 감정을 솔직하게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그날의 나의 감정이 어땠는지 스스로 대화하며 나를 돌아본다. 자기 객관화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문제에 대해 곱씹어보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기도 한다.

 책에서 유일하게 한 가지 저자가 부러웠던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일기를 31년간 써왔고, 30권이 넘는 일기장이 있다고 한다. 누구도 나를 100%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100%가 일기장에 담겨있다. 나는 세상에 나를 남기는 것이 꽤나 의미 있는 행위라고 생각을 한다. “’나’라는 사람은 이런 인생을 살아왔는데 어떤 점은 나처럼 하고, 어떤 점은 나처럼 하지 마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은 이유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줬으면 해서다. 일기만큼 정확히 나를 남길 수 있는 게 있을까? 

 

[마무리]

 대화의 정석이라고 대화법에 대한 기술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방법을 알려준다. 처음엔 대화를 잘 해야 뭐가 좋다고 설명하지만 나중에는 독서를 해야된다, 운동을 해야한다, 가족을 소중히 해야된다 등등 대화의 방법과는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억지로 관계를 짓고 책의 내용을 채운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있어서 책을 읽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보다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내용들이 많다. 뒤에서 험담 하지 말자, 약속을 잘 지키자, 기대하거나 바라지 말자. 이런 소제목의 내용으로 어떤 내용이 채워질지 쉽게 예상이 간다.

 총평을 하자면 평소에 신경쓰지 못했던 대화 습관을 좀 더 좋은 쪽으로 하는 팁들이 많이 있었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게 꽤 많아서 유익했다. 하지만 내용이 단순해서 당연한 말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대화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인데 나만 대화법을 잘 한다고 해도 상대가 아니면 힘들지 않나? 하는 의문도 들었다. 부정적인 측면이 약간 있었지만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아서 높이 평가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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