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추월차선 - 엠제이 드마코
(2023.04.09)
"빠르고 크게 벌어야 부를 이룰 수 있다."
오래전부터 익히 들어온 책이었지만 제목에서 거부감이 들어서 읽기를 포기했었다. 용기가 없었다랄까? 부자가 되고싶지만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다. 독서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하면서 생긴 관성으로 이 책을 읽어봤다. 돈에 관한 이야기라면 더 재미있게 봤을 지도 모르겠지만 내 선택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로 시작돼서 빠르게 읽혔다. 결과적으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고 나는 추월차선으로 가기 위해 서행차선에서 방향지시등을 켜놓은 상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있다. 어린시절 돼지 저금통에 10원, 100원, 500원 동전을 모으면서 이미 무의식적으로 깨달았던 것 같다. 티끌 모아 티끌이다. 작은 것들은 아무리 모아도 작은 결과를 낼 수 밖에 없다. 즉, 천천히 부자가 되면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오해하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어차피 이 돈 모아봤자 티끌이겠지'라는 생각이다. 작은 돈은 모아도 크게 될 수 없는 게 맞는 말이지만, 과한 소비는 밑빠진 독에 물 붙ㅅ는 격이 된다. 절약하는 습관을 기본적으로 장착하고 추가적인 소득에 집중해야한다. 저자와 내 생각이 여기서 차이가 있었다. 저자는 아끼면 안된다고 한다. 통제하면 불행하고 인생은 할 수 없는 일로 가득채워진다고 한다. 통제와 절제는 다른 것이다. 목표하는 바가 있다면 절제할 필요가 있는 법이고, 할 수 없는 일로 가득 차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나는 노력에 대한 결과를 철저히 믿는다. 어렸을 때는 노력한 것 보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운을 탓했다. 돌아보니 순간 순간의 집중력과 마인드 셋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간혹가다가 노력한만큼 과정의 변화가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변화는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을 이제서야 깨달은 것 처럼 어떤 변화는 순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사실 순간적으로 변했다기보다 경험이 쌓이고 쌓여서 만들어지는 건데 체감을 못했을 뿐이다. 저자는 경험의 축적에 대해 말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지금보다 나아지려는 변화는 위험과 희생이 따른다. 나는 변화를 원해왔다. 적어도 내가 하는 일 만큼은 부끄럽지 않게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가지기 위한 위험과 희생을 대면하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변화를 결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고민하는 시간 동안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건 아니지만 추월차선으로 들어서기까지 더 지체된 건 사실이다.
모든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나를 보여준다. 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지만 맞지도 않았다. 최악의 결과는 피했지만 최고의 결과를 보이지 못했다. 모든걸 잘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것이다.
지금은 집중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를 맞았다. 언젠간 해야겠지 하는 것들을 오늘 당장 실행한다. 과거의 실패로부터 지혜를 배웠다. 책을 통해서 타인의 실패도 배운다. 세상의 변화에 맞게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하는 것도 깨달았다.
이 책에서는 부를 빠르게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읽다보면 핵심은 부를 이루는 과정에 있다. 행복은 성취의 과정에서 오고 사치품, 럭셔리 자동차같은 것은 보상에 불과하다.
지금의 나는 서행차로를 달리고있다. 추월차로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있고, 나의 변화는 순간적으로 생길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은 뭐랄까... 나를 부정하는 느낌을 줘서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 것 같다. 그치만 소문만큼 막 엄청 추천할만한 도서는 아니었다.